인터라켄 (융프라우요흐)

본 여행기는 2007년 여름 유럽 배낭 여행기입니다. 내용위주로 사진을 선별하다 보니 생략된 사진이 많습니다.(90%가량) 중간에 흐름이 이어지지 않더라도 이해바랍니다. 사진을 클릭하시면 내용없이 사진만 크게 이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많은 댓글과 트랙백 부탁드립니다.

  취리히를 떠나고 베른을 거쳐 인터라켄 오스트 역까지 도착했다.
베른을 지나며 역너머로 보이는 풍경을 보고 일정에 베른을 넣지 않을 것을 후회했다.

 기차에서 스위스 군인들을 만났다. 사실 그들이 우리가 예약한 좌석을 점거하고 있었다. 우리좌석이라고 말했더니 비키기는 커녕 우리보고 옆에 앉으라고 했다. 한국에서 왔다니깐 사우스인지 노스 인지를 확인한 후 한국의 병역에 대해 물었다. 내 옆에 있던 루소 라는 군인은 자기가 태국을 가봤다면서 조만간 일본도 가보고 싶다고 상당히 반갑게 말했다. 태국과 한국 외국인들에게는 같은 아시아 국가일 뿐이다. 가끔 아시아인들은 중국어나 일본어를 당연히 할 줄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았다.
 몇마디 대화가 오갔지만 짧게 짧게 대답하자 곧 서먹서먹해지고 대화가 끊겼다. 결국 베른 역에 도착하기전 같이 사진을 찍었다.

 어느덧 호수가 왼편으로 보이고 멀리 만년설이 보이며 인터라켄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창밖으로 빗발이 거세지고 중간에 경유한 역에서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타고 내리자 찬기운이 강하게 느껴졌다.

 인터라켄 역에 내려서 유스호스텔로 향했다. 역 앞에 인터라켄의 모든 숙소들을 모아놓은 안내 지도가 있었다. 구글어스에서 본 지리를 기억하며 길을 떠났다. 빗발이 거세졌고 우산하나로 버티는게 쉽지 않았다.

이런 마을에 살고 싶었다.
김나지움 안내 표지판이 보였고 관광지로만 느꼈던 인터라켄에도 주거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숙소는 생각보다 깔끔했다. 1층에 방을 배정받았다. 늦게 도착한 탓인지 빈 침대가 2개 있었지만 서로 떨어져 있었고 2층이었다. 짐을 풀고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잠시후 미국인 아저씨들과 품위 있어보이는 인도인 한명이 들어왔다.

난 아직도 프랑크푸르트에 머무는 여행기를 적고 있었다;

#7월9일

아침 일찍 일어났다.  조식을 먹고 식탁에 앉아서 TV를 보고 있었다. TV로는 체흐마트와 융프라우요흐의 현재 풍경이 나오고 있었다. 지독한 안개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내심 아침이 지나고 날이 맑으면 밝아질 것이라고 위안을 삼으면서 나갈 준비를 했다.


인터라켄 오스트에 왔다. 한국인들로 붐비는 인터라켄, 아애 동신여행사의 티켓팅 창구가 따로 있을 정도다. 친절한 한국인 직원이 오늘은 올라가도 아무것도 안보이고 아무런 레포츠도 할 수 없다고 알려줬다. 오늘 하루뿐이고 미룰 수도 없었다. 12만원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여기까지 와서 안올라갈 수도 없었다.

열차시간표와 안내 책자, 그리고 준비해온 컵라면 쿠폰을 가방에 넣고 기차를 기다렸다.
지하로 플랫폼을 건너가서 조금 기다리니 기차가 도착했다. 이 열차는 일반 열차로 조금더 가서 산악용 열차로 갈아타야 한다. 열차 내부에는 사진처럼  노선도가 그려져 있다.

기차를 탔다. 물이 그냥 보아도 차가워 보인다. 날은 흐리고..
 

열차를 갈아타기 위해 잠시 내렸다.
이런 날씨에도 케이블카는 운행하나 보다. 융프라우요흐가 유명하지만 사실 이 주위 어디나 다 아름다운 풍경이라고 한다.

사진을 보면 한가지가 느껴진다.
죄다 한국인이다. 누가 보면 단체 관광객인줄 알겠지만 그 것도 아니다.
유럽 여행중에 정말 한국인을 자주 보지만 인터라켄은 한국인 천국이다.

이런 열차로 산에 올라간다. 클라이데 샤이데크에서 다른 열차로 한번더 갈아타지만 아무래도 이 열차가 가장 특이한 산악 열차가 아닐까? 레일 중간에 톱니가 있다. 상당히 가파른 각도의 경사도 올라가기 때문에 저정도로는 사실 안심이 안된다.

열차를 기다린다. 춥다는 소리는 많이 들었지만 정말 춥다.
가지고 온 옷을 3겹이나 껴입었지만 정상에서의 추위가 걱정된다.

사진을 잘 보면 저쪽으로 먼저 출발해 지나가는 열차를 볼 수 있다. (클릭해서 보세요.)

열차안에서의 모습 둘다 추워 보인다.

흐린 날이 아니었다면 이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정상은 아니지만 해발 고도를 따져보면 상당히 높은 곳을 지나고 있다.
머리가 조금씩 무거워지는 느낌이다.

비가 온다. 올라갈 수록 강해진다.
표검사를 하러 승무원 아저씨가 우비를 입고 돌아다닌다.
어떤 미국인 할아버지는 10만원에 달하는 벌금을 낸다.

클라이네 샤이데크 에 도착했다. 여기서 부터 융프라우요흐로 가는 열차로 갈타야 한다.
보면 알겠지만 주위에 아무것도 안보인다. (다른 사람 사진을 보니깐 옆에 초원이더라;;;)
너무 추웠다. 식당에 들어갔다. 결국 돈도 없이 추위를 피할 곳이 없음을 깨달았다.

그래도 배가 고파서 빵과 소시지를 주문했다. 뒤에 일본인 단체 관광객들은 만찬을 즐기고 있었다.

갈아타고 올라갈 열차.

운좋에 일찍 타서 자리에 앉았다. 따뜻했다. 산소 부족으로 약간 어지러운 상태에서 아침 일찍 일어난 영향인지 잠이 온다.

어느 순간부터 굴로 통과하고 있었다. 액정 화면에서는 공사와 건설의 역사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었다. 중간에 잠깐 다른 간이역에 정차했을때 사진을 찍었다. 한국어 방송도 나온다. 다른거는 다 괜찮은데 한국어 방송만 너무 작은 소리로 녹음되어 있다. 그리고 여기서 우리는 우산을 두고 내렸다. 지금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비가 왔다. 우산을 잃어버린게 아니고 버린셈 치고 이제 비가 안오리라고 위안을 삼아봤다.

융프라우요흐 역. 이사람들은 절대 일행이 아니다 ㅋㅋ 한국인이 너무 많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기차역. 그하나로 족하다.

바로 전망대로 올라갔다. 전망대는 사람이 붐빈다. 잠깐 앉아서 바깥을 구경하며 가져온 쿠폰으로 신라면 컵라면을 바꿔 먹었다. 한국인들은 다 여기서 컵라면을 바꿔 먹는다. 외국인들이 보면 분명 신기하다고 생각할 것 같다.

자전거를 타고 유럽 여행중이라는 한국인 2명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지금까지 잘 왔는데 알프스를 어떻게 넘어 이탈리아에 갈지 고민이라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안내도를 보면서 여기저기 다녔다. 얼음 동굴도 지났다. 추워서 저런사진 까지 찍으면서 다닐 여유가 없었다.

밖으로 나왔다. 아무것도 안보인다. 분명 이 근처에 스위스 국기가 있다고 했는데...
그 빨간 원색의 깃발 조차 안보인다.

이쪽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추울수가..

내려가려니  눈이 휘몰아쳐서 눈을 뜨기도 쉽지 않다. 원래 이렇지 않고..

이렇다-.-;
다른 사람들이 융프라우요흐에 서 찍어온 사진 보여달라고 하면 이 사진을 보여주기로 하고..
벽에 붙은 사진을 찍었다.

융프라우요흐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인 스핑크스에 올라와서 전망대로 나왔다.
정말 아름답다. 왜 흰색 벽지로 주위를 도배해 놓았는지 참..

이런 가운데도 아무런 실망 없이 눈놀이 할 수 있는 순진한 어린아이들이 부러웠다.

아래 안내도는 멀리 보이는 원경에 대한 지명을 표시하고 있다. 심안이 없으면 보지 못하는 광경.
참고 사진으로 여기서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을 올리고 싶지만.. 너무 비참하다. 난 그냥 벽을 봤다. 하얀벽.

친구가 5스위스 프랑 동전을 세웠다. 이 동전 엄청 크다. 500원 짜리르 생각하면 안된다.
난 오랜만에 이 정상에서 핸드폰으로 전화를 받았다. 유일하게 기억에 남는 융프라우요흐에서의 경험이랄까?

다시 내려왔다. 아쉽게도.. 뭔가 조금 날씨가 개어 있었다.

그린덴발트로 내려오면서 멀리 보이는 마을의 풍경을 찍었다. 이정도 고도에서는 안개인지 구름인지 알 수가 없다.

그린덴발테 역에 내렸다.

왼쪽이 클라이데 샤이데크로 오고가는 열차 . 오른쪽이 여기서 인터라켄 오스트로 가는 열차이다.

잠시 다음 열차를 타기로 하고 마을을 구경하기로 했다.
인터라켄이 한국인들의 숙소가 몰려있다면 그린덴발트는 일본인과 유럽인들의 숙소인 호텔들이 있는 곳인 것 같다. 실제로 이쪽이 알프스의 정취를 즐기기에는 훨씬 좋아보인다.

다시 인터라켄 오스트로 내려왔다. 아래쪽은 그래도 아침보다 날이 맑아져 있었다.

버스를타고 중앙광장까지 왔다. 이쪽은 인터라켄 웨스트 역 부근이다. 숙소 숙박증이 있으면 버스가 무료여서 요긴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맨 처음 버스에서 내렸는데... 정말 사거리를 쭉 둘러봤는데 모든 방향에 전부 한국인만(!!!) 있었다. 깜짝 놀랐다. 

결국 우리가 선택한 이날의 저녁은.. 맥도날드..

숙박업소와 식당이 몰려있다. 성수기에는 한국어를 임시 공용어로 써야 할 정도로  한국인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 같다.

날이 다시 어두워 진다. 심상치 않은 저 구름들..

융프라우요흐 쪽은 아니지만 반대쪽에 구름 아래로 보이는 만년설을 발견하고는 사진을 찍었다.

망원을 최대한 당겨서 찍어본 사진이다.

#7월10일


아침일찍 일어났다.
정말 새벽 5시쯤 일어나서 옆에 화장실겸 욕실에가서 느긋하게 욕조에 물을 받고 목욕까지 했다;
수도에서 나오는 물이 한글로 마시는 물이라고 쓰여있었다. 스위스의 맑은 물로 목욕까지 하고 기분이 좋았다. 융프라우요흐는 오늘 어떤 날씨이려나 예상도 해봤다. 오늘은 왠지 우리를 놀리듯이 맑을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다행히 조식을 먹으면서 본 TV화면은 어제와 같이 안개가 심하게 끼여 있었다.
다행히라니 너무 잔인한가?

아침 일찍 부터 기차역으로 향한다.
이 강가의 물 색은 직접 보아야 한다. 그냥봐도 차갑고, 차갑게 맑아 보인다.
우리도 다리에 보이는 철교를 건너 이제 인터라켄을 떠난다 생각하니 아쉬웠다.

기차를 타고 인터라켄을 떠나 다시 취리히로 향한다.
언젠가는 이런 곳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누구나 할만한 풍경.
날씨는 흐려도 스위스는 정말 아름답다.